조선업 노동자 10명 중 6명 ‘하청·파견·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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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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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이상 대기업 3687개, 고용형태 공시 결과보니


건설업도 ‘소속 외 근로’ 47%
전체 평균 17.9% 크게 웃돌아

대우조선·하이트진로 파업 등
노동시장 ‘양극화 심각’ 방증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가운데 2명 가까이는 하청·파견·용역 등 ‘소속 외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은 62.3%, 건설업은 47.3%로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이 유독 높았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과 하이트진로 파업 등 올해 주요 노동 이슈의 핵심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 공개’를 25일 발표했다. 고용형태 공시란 상시 300인 이상 노동자를 사용하는 민간기업이 매년 자사의 고용형태를 직접 공시하는 제도다. 사용자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소속 근로자’(기간 정함 없는 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와 ‘소속 외 근로자’(사업장 내 용역, 파견, 하도급 등)로 구분해 등록한다. 지난 3월31일 기준 상시 300인 이상 3687개 기업(공시율 99.9%)이 523만4000명의 노동자에 대한 공시를 마쳤다.

공시 결과 300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의 82.1%가 소속 근로자로 나타났다. 소속 외 근로자는 17.9%였다. 소속 근로자 가운데 75.6%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였고, 24.4%는 ‘기간제 근로자’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속 근로자는 19만명이 증가했고 소속 외 근로자는 7만1000명이 늘었다. 숫자로만 보면 소속 근로자가 더 많아졌지만,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더 늘었다. 소속 근로자 비중은 0.5%포인트 감소했지만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0.5%포인트 증가했다.

조선업과 건설업에서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매우 높았다. 조선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은 62.3%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들은 주로 ‘기계 설치·정비·생산직’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판금·단조·주조·용접·도장 등)’ ‘전기·전자 설치·정비·생산직’ ‘제조 단순직’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건설업에서는 47.3%가 소속 외 근로자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도 32.0%로 매우 높았다. 건설업 소속 근로자 5명 중 3명(60.6%)은 기간제 근로자로 전 산업 중 비중이 가장 컸다.

소속 외 근로자가 수행하는 주요 업무는 청소, 경호·경비, 경영·행정·사무, 운전·운송 순이었다. 저임금·고강도 노동인 시설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5000인 이상 기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은 23.3%로 전체 평균(17.9%)을 크게 웃돌았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구인난, 조선업 하청노조 파업 등의 근본적 원인은 저임금·고위험 등 열악한 근로환경과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같은 구조적 문제”라며 “기업의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 노력을 지원하되, 정부도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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